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CSERC

행사후기

2017년 4월 목요포럼

기독교대안학교 졸업생들은 학교에서 어떤 경험을 하였을까?

(총신대 기독교교육과 함영주 교수)


포럼.jpg




평양대부흥운동 이후 그 많았던 기독교학교들이 일제의 통제와 재정 문제 때문에 없어지고, 살아남은 학교들은 준공립학교화 되면서, 다시 온전한 기독교교육에 대한 필요가 생겼는데, 이것이 기독교대안학교가 등장하는 배경이 되었다.
기독교대안학교는 기독성, 대안성, 학교성을 추구하고 있으며, 그러므로 기독교세계관 교육, 기독교적 인성(전인)교육, 그리고 기독교 수월성 교육의 3가지 목적이 혼재되어 있는데, 3가지를 균형 있게 소화해 내고 있는 학교는 많지 않다.
그동안 기독교학교의 성과에 대한 연구가 많았으나, 더 좋은 기독교대안학교 운동을 위해서 우리 안에 있는 어두운 부분(부정적 측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연구는 선행 연구들이 말하는 바, 운영자나 교사의 인식에 비해 학생들의 만족도는 왜 좀 더 낮은 것일까에 의문을 가지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질적 연구로 기획되었다. 질적연구는 특성상 일반화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연구 결과가 전체 기독교대안학교를 말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연구방법은 ‘포커스그룹 인터뷰(FGI)’와 ‘심층 인터뷰’로 진행되었으며, 기독교대안학교를 졸업한 학생 11명의 이야기(목소리 voice)가 담겨 있다. 학생들의 응답에서 나온 이야기를 7가지로 정리해 보면, 기독교대안학교의 딜레마는 1) 이론에 그친 세계관, 2) 기독성/대안성/학교성의 불균형, 3) 무늬뿐인 자기주도학습, 4) 표면적 경험학습, 5) 비밀보장 없는 상담, 6) 문화적 이원론, 7) 공동체 관계의 어려움으로 요약되었다.


○ 실제 신앙은 요 정도 밖에 안 되는데, 학교에서 나누어지는 것은 엄청 부풀려 진다. 수준을 높여서 말해야 한다는 압력을 느끼거나, 그렇게 말하는 것이 진짜 자기 신앙 수준이라고 착각한다. 기독교적 용어에만 익숙해지고, 실질적인 삶의 변화가 뒤따르지 않는다.
○ 기독성을 강조한 나머지, 학교성을 거의 부정하는 학교들이 나오기도 하고, 기독성을 강조한다고 했다가 학생 모집이 안 되니까 결국 학교성만 강조하는 경우도 생긴다. “우리는 좋은 대학에 보내줍니다”를 아예 광고로 삼는 대안학교들도 생긴다.
○ 종교적 가치관으로 욕망을 잠시 억눌러 놓는 교육이 되고 있는 면도 있다. 성경적 세계관으로 교육한다는 미명 아래 다양한 것을 하지 않도록 하는 규제 위주의 교육이 많다. 이것이 역기능적으로 드러나면 졸업 이후에 더 크게 튕겨져 나갈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졸업생들이 많다.
○ 사교육을 하지 말고 자기주도학습을 하라고 하는데, 자기주도학습을 할 역량을 길러주진 않았다. 선생님들은 애들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전혀 관리가 안 되는 아이들이 많았다.
○ 다양한 경험학습이 실질적인 교육과정과 연계되는 부분이 부족해서 다양한 경험을 했지만,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해석되지 않았다. 활동 전 사전 교육과 활동 후 사후 교육이 잘 연결될 때, 다양한 경험이 의미 있는 학습이 될 수 있다.
○ 너무 좋은 공동체에 있었다보니, 더 넓은 이질적 공동체에 들어갔을 때 새롭게 적응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학교의 교육이 세상에 대해 계속 나쁘게 말하니까 세상 사람들에 대해서도 자꾸 편견이 생기고, 세상으로 나가질 못한다. 세상에 나가 변혁적 삶을 살아내는 아이로 기르지 못한다.
○ 너무 작은 공동체에 있다 보니, 고민이 있어서 친구나 교사에게 상담을 하면, 얼마 후에 모든 학교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런 일들이 많았다. 상담의 기본은 비밀유지인데, 그런 게 잘 지켜지지 않아서, 다시 고민을 나누기가 어려워졌다.



모든 학생들의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이런 이야기에 공감하는 졸업생들이 많았다. 이러한 고통을 기독교대안학교 다음 세대들이 겪지 않게 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을 바꾸면 더 좋은 기독교대안학교가 될까?
물론 다 학교 탓, 교사 탓만은 아니다. 한국 기독교의 모든 문제가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학교와 교회와 가정이 연계하여 함께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그래도 학교교육에 답이 있다면 그것은 “교사가 교육과정이고, 교사가 답이다”라는 사실이다. 학생들은 교사의 말이 아니라 교사의 삶을 따른다. 교사의 성경적 세계관이 이론이나 표면에 머무르지 않고 일원론적으로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정답을 가르치고 주입하는데 머무르지 말고, 우리 학생들이 경험하는 실수와 문제들, 고민과 한계들을 실질적으로 나누고 같이 해결해 나가야 한다. ‘입력지향의 교육’이 아니라 ‘출력지향의 교육’을 해야 한다. 그리고 교사가 살아야 학생이 산다. 열악한 교사 처우를 높여주고, 인정받고 존중받는 팀(조직) 문화와, 이 팀(조직)에 있는 것이 행복하다는 팀 효과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줄 때, 사명감이 소멸되지 않고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이종철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