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CSERC

칼럼

나음이 아닌 다름을 위한 교육

CSERC 조회 수:11 2020.05.01 15:15

함영주 교수(총신대학교 기독교교육과)



심리학자 메슬로우(Abraham Maslow)의 욕구이론에 의하면 인간은 누구나 가장 기초단계의 생리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는데 이 생리적 욕구가 충족이 되면 그 다음 단계의 욕구인 안전의 욕구를 추구하게 된다고 말한다. 즉 처음에는 아무렇게나 식사를 했다는 것만으로 만족했으나 점점 더 좋은 식당에서 더 좋은 음식을 먹고자 하는 안전의 욕구가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미 충분히 먹고 살만해도 끊임없이 더 좋은 옷을 입고 더 좋은 집에 살며 더 많은 권력을 얻고자 노력한다. 어쩌면 항상 나은 삶을 위해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아닐까.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욕구는 세상에서 추구하는 욕구와는 분명 달라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나의 이전 삶과 비교해서 더 나은 삶을 얻는 것이나 혹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누리는 더 나은 삶이 아니라 세상의 원리와는 다른삶의 원리를 지니고 살아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교육도 바로 이 원리가 적용되어야 한다. 기독교교육의 목적은 이 세상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원리와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살고 있으나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과는 다른 삶의 원리를 가지고 살아가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교육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이루어 가도록 돕는 것이 바로 기독교교육의 목적이다.

최근 우리 사회뿐 아니라 우리 기독교교육의 영역에서도 나은 삶이 아니라 다른 삶을 꿈꾸는 교육을 위해 대안학교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해마다 기독교대안학교의 숫자도 늘어가고 있고 공교육에서 주지 못하는 기독교세계관에 근거한 지성 및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서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하겠다. 그런데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기독교대안학교가 지향하는 교육이 교육의 목적이 대안이 되는 교육이어야지 수단이 대안이 되는 교육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기독교대안학교가 추구하는 것이 공교육에서 줄 수 없는 경험학습이나 자기주도적 학습, 그리고 창의인재 교육을 통해 더 좋은 대학, 더 좋은 미래를 꿈꾸도록 가르친다면 그것은 분명 목적이 대안이 된 것이 아니라 수단이 대안이 된 교육이라 하겠다. 그러나 기독교교육은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성경적 세계관을 확립하고 자신의 삶의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실현하는 순종하는 그리스도인을 길러내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래서 결국 하나님이 꿈꾸시고 하나님이 이루고자 하시는 가정, 교회, 학교를 이루어 가는데 동참하는 다른 가치를 지닌 그리스도인을 배출하는 것이 그 목적이라 하겠다. 세상 사람들이 다 따라가는 부와 명예와 권력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교육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일꾼이 되도록 돕는 거룩한 목적을 성취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누가복음 7:13-14는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그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 더 나은 삶이 아닌 그리스도인으로서 더 다른 가치를 가지고 살아감은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비록 그 길이 좁고 협착하여 많은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이지만 그 길은 생명으로 인도하는 길이기에 누군가는 묵묵히 뚜벅뚜벅 걸어가야 하는 길이다. 기독교교육이 가야 할 길도 바로 이 길이다. 외롭고 험한 길이라 할지라도 나음이 아닌 다름을 위한 교육을 꿈꾸며 이 땅에 하나님의 교육이 온전히 실현될 때까지 먼 길 함께 가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한다.